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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잎이 지다. 은행나무 잎이 지다. -無垢- 오백년의 세월을 기다렸다네 님이 오시기를 그러나 시간은 나의 편이 아니었어라 삼백육오일 중 날을 잡아서 가장 화려하고 절정인 날을 찾아가니 모두 다 보내고 없어라 단 하루를 기다리지 못하고 오백년의 긴 시간의 사연들을 노랗게 수북히 쌓아 덮어 두고 있었네 마을 어귀에 홀로 서서 인간의 흥망성쇄와 희로애락을 지켜보았네 아! 인간의 꿈과 욕망은 이렇게 순간에 저 버리는 은행잎 같음을 말해주려는가? 그대 발아래 수 많은 잎들의 사연들 은행잎 지듯 지고 묻히고 사라지겠지만 말없이 오백년을 세월을 지킨 이 가장 화려하고 절정인 날에 다시 만나기를 기약합니다. 2019. 11. 19 주말에 찾아 갔지만 .... 전 날에 다 떨어져버린 오백년을 살아 온 청도군 하평리 은행나무의 단풍이 .. 더보기
단풍 꽃이 피다. 단풍꽃이 피다. 시간의 파도속에 물들어 감이여 눈을 뜨고 바라보니 산야가 불타는 듯 도심의 가로수들도 꽃이 되었구나 보이는 것이 시이고 보이는 것이 꽃이여라 한 생각 사이에 단풍 드노니 그대여 마음속에 시가 있고 글이 있고 꽃이 있노니 아! 시간은 언제나 나의 편이 아니었어라 시간의 흐름처럼 물들어가고 꽃피어라 그 마음으로 세상을 향기롭게 물들이소서 이 가을 단풍처럼 아름답게 꽃이 되소서 2019. 11. 12 더보기
이별은 희망과 그리움의 잉태한다 이별은 희망과 그리움의 잉태한다 -無垢_ 꽃이 진다 꽃이 떨어진다 피는 모습도 지는 것도 제각각 송이째 떨어지고 한잎 한잎 바람에 날린다 어떤 아름다움은 가슴속으로 스며들고 어떤 아름다움은 잊혀진다 지나간 자리들은 흔적과 함께 늘 아쉬움과 허전함이다 꽃이 진다고 잊혀지는 것은 아니다 늘 진 자리는 희망이 자라기 때문이다 이별한다고 잊혀지는 것은 아니다 늘 떠나보낸 마음속엔 그리움이 자란다 다시 꽃 필 그날을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모든 이별은 희망과 그리움을 잉태한다. 2019. 4. 22 더보기
마음이 비에 젖는다 마음이 비에 젖는다 - 無垢- 마음이 비에 젖는다 비는 비 위로 내리어 비를 적신다 이미 젖은 것은 젖지 않는다고 누가 말했는가 젖은 땅은 더 쉽게 더 마니 젖을 뿐 같은 것이 같은 것에 끌리듯 지리한 장마 내내 땅은 비에 젖고 마음은 그리움에 젖는다. 빛은 보지 못한 녹색은 빛을 그리워하고 연인을 만나지 못한 마음은 사랑을 그리워하고 솓아지는 빗줄기 수만큼이나 마음이 또 젖는다. 내리는 비에 밤새 들판의 모는 녹색꿈 더 짙게 그리고 사랑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길어진 장마에 불어난 물속의 빗방울 수에 비례한다. 장마와 태풍이 지나가고 잠못이루는 열대야의 시간 짧디 짧은 여름밤의 꿈 같음이여 삶과 사랑이란 자연현상과도 같은 시간의 변화 그 흐름의 법칙 가운데서 갈구하고 갈망하는 그리움은 목마름을 채우듯 가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