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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자작시)

겨울비

겨울비

 

 

 

화려함이 지나간 뒤의 회색의 잔영

애증의 대상마저 비껴선 모습으로

가로에도 산능성에도 찬바람의 매를 맞는다

그대의 뜻이 아니리라

어찌 오고감이 수없이 변화를 거듭하여

오늘의 모습으로선 그것이

자신의 선택과 무관한 우주의 법이였음을 탓하랴

 

수많은 찬사와 갈채의 순간을 뒤로하고

모두들 돌아간 뒷자리에 홀로서서

걸치고 있던 수많은 욕망을 버린다

이루고자함도 바라고자함도 사랑받고자함도

버리고자함마저도

모두 벗어 버린 겨울모습으로 홀로 서 있다

 

벌거벗고선 모습 위에로 겨울비가 내린다

메말라가고 속불로 타가는 가슴

식히고 식혀 더 차가운 이성으로

더 따스함 마음 가지게 하기 위함이리라

 

겉에 걸친 욕망의 허울 벗어 던졌다하여

마음을 비운 것은 아니다

늘 마음은 비울수록 새로운 욕망이 생겨나고

비운 이상으로 더 많은 욕심의 씨앗이 싹트는 것

조명이 꺼지고 홀로서 있는 시간에도

겨울비에 그대를 향한 그리움의 싹이 자라

가슴으로 전해온다

 

 

2012.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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