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아래의 천장벽에 담쟁이가 떠나가고 남기고 간 아름다움..
담쟁이 줄기..
담쟁이 잎이 진 자리를 보면서..
다리 아래 천장벽 음지에서도 곱게 물들였든 담쟁이는 떠나가고
줄기만이 남아 있었네
그대 떠나간 뒤에도 그대 남긴 모습이 아름다웠네
그댄 남고 떠나고 관계 없이 항상 최선이였고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였네
단지 어떤이는 그댈 알아보았고 어떤이는 그댈 몰라보았을뿐
그댄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 아름다움이였다
아름다운 자 떠난 뒤에도 아름다움으로 남는다.
겨울길목에서 서성이다
- 덕산 -
마을창고의 거대한 벽아래
유년의 겨울은 따스하게
손을 비비고 서 있다
자치기 치기도
딱지 치기도
연 날리기도 지겨워진 어느 시각
멀리
엿장수 외침...울릉도 호박엿 사아러어
유년의 추억은 첫 얼음처럼 얼고
따사롭던 햇살과
호박엿의 주전부리는
나이테가 되어 퇴적된다
폐가처럼 쓰러져가는
옛집의 담장 너머로
까치밥으로 남은 감이 고즈넉하게
낙엽을 쓸고 있다
2010. 11.
날이 갑자기 더 추워지니 겨울에 접어듬을 느끼게 한다
잠시 아련한 유년의 기억을 더듬이며 또 나의 감성은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서성인다
유년을 추억하며 계절을 노래해 본다.
그것들이 나이테로 퇴적암처럼 굳어져 있을지라도
나의 감성은 여전히 유기체로 살아 움직인다.
'일상이주는아름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다림 (16) | 2011.12.01 |
---|---|
가을이 남긴 유산들(씨앗) (14) | 2011.11.30 |
배풍등 (19) | 2011.11.28 |
플러타너스나뭇잎 지는거리 (17) | 2011.11.25 |
가을이 이별을 고하고 있었다 (16) | 2011.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