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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년 정월대보름을 보내며

병신년 정월 대보름

수많은 의식들의 기대를 외면한 것처럼 님은 선명한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다. 애를 때우듯 흐릿하나마 자신의 존재를 각인 시켜 주었을 뿐이다.

다행히도 전날(음, 14일) 밤에 밝고 아름다운 님의 모습을 마주하고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았기에 아쉬움은 남지 았았다.

태음력으로 1월 첫 보름(15일)이 정월 대보름이다.

유년시절에는 시골에서 자라서 전날에는 조용하게 집집마다 오곡밥으로 조상께 제사를 지내고, 마을에는 동제(성황당이나 당산나무에 마을의 안영과 축복을 기원하는 마을 공동 제사)를 지내며 부름을 깨고 귀발기 술을 마시고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윷놀이 등을 하였다.

농업이 주된 산업인 시절(농자천하지대본) 정월 대보름을 기준으로(농민의 마지막 휴식임) 한 해 농사 준비를 시작하는 기점인 셈이다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해서 농업은 경제 논리에서 뒤쪽으로 밀리는 동시에 가정에서의 보름 제사는 사라지고, 동제는 일부 동네에서 명맥만이어지고 있으나 점차 사라지고 있다.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은 이어지고 있으나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주가 되는 관제 축제(정치선전의 장?..)로 변질되어 민선 자치단체장이 치적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되고 있다.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등의 행사가 관제 행사가 아닌 마을공동체가 주체가 되어 공동의 화합(이념, 정치색이 없는)과 축제의 장이 되어 우리민족의 자생적 대축제가 되었어면 하는 바램이다.

우주선이 달, 화성에 가는 시대에도 동제를 지내며 달을 보고 가족과 이웃의 안영을 기원하는 것이 미신의 차원을 너머 고유의 전통으로 이어지는 축제로서 정월대보름 축제가 관 주도에서 민간 마을공동체 주도로 이어지는 아름다움 세시풍속으로 이어지길 기원하면서 비록 선명하고 아름다움 보름달을 볼 수는 없었지만 모두들 마음의 액운은 달집태우기에 태워 버리고 마음속에 뜬 달속에 소망을 기원하여 병신년에는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원만여의 성취하시길 기원 드리며 아름다운 일들이 많기를 기원 합니다.

 

2016. 2. 23 정월 대보름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