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꿈꾸는세상(사진)

산중일기


산중일기

산은 언제나 고요하다

어둠을 품에 안고 달려가는 밤은 더 고요하다.
그냥 아무조건이 없이 품에 안고 가는 것 같다   
하늘을 나는 새도 풀을 먹는 산토끼와 고라니 잡(육)식을 하는 너구리와 삯도  자신을 살기 위해
인간의 농지를 어지럽히는 멧돼지 가족도 ..  산에겐 하나의 
그냥 자연의 질서일 뿐이다.    
진제국의 통일공신  이사는 말하지 않았던가 " 태산은 한줌의 흙도 거부하지 않았기에 태산을

이루었다고" 그렇게 산은 세속의 세속 밖의 일도 관여치 아니하고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세상속에서 함께하고 세속의 구성원으로 함께 희노애락을 느끼며 살고

토. 일요이면 어쩌면 세속의 경계쯤 되는 토굴에서 휴대전화도 끄고 텔리비젼도 끄고 산과 들과

풀벌레와 별빛과 그렇게 벗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산은 한 주 내내 세속에 찌들고 먼지로 가득 차있는 나를 아무런 거부감없이 받아 들이고 내의식을

정화하여 산새들과 풀 벌래와 저 밤하늘의 별들과 대화가 가능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세상에서 사람들은 나를 도인이라고도 부른다

그냥 나이에 맞지 않게 반백의 머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백두도인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난 진정 도인이 아니고 도인이라고 부르기엔 모자라는 것으로 가득하다

다만 블로그의 제목처럼 도인을 꿈꾸고 사는지도 모른다.

몇 주 동안 사진도 못 찍고 글도 제대로 못쓰고 있다

산사에서 농사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에는 배추 심기와 배추밭에 물주기를 하였다

식물도 사랑을 주지 않으면 잘자라지 않는다 물론 조건이 완벽에 가까울때는 모르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기에 애정을 가지고 돌보고 대화를 한다.  물은 부족하지 않니? 잘자라야지 ... 어디갈땐 오늘도

햇빛 가득 받아 마니 자라거라 다녀올께 하고 ... 물론 돈을 벌기 위해 재배하는 것은 아니다   
토굴에서 사용하고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기 위한 것이다.
이번주 휴일은 감 수확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아마도 다음주도 감 수확으로 주말과 휴일을 보내야 할 것 같다. 일을 해보니 힘이드는 것을 안다

아주 오래전 내 유년시절 아버지께서 농사일로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리고 대부분의 소작농들은 농사를 지어도 남는 것이 없는 것도 알게 된다 ...농협에 박스값 운임비

등을 공제하면 실 경작자에겐 별로 돌아오는 것이 없단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낮 시간을 보내고 또 다른 가족들과도 놀아 주어야한다

토종닭과 병아리와 강아지들과 고양이와 새끼야옹이와 놀아주어야 한다

이윽고 어둠이 찾아오면 일상의 시간을 정리를 하고 서재에서 책을 읽는다

낮동안의 노동으로 피곤하고 진도도 나아가지 않는다 글을 쓰도 몇줄이 쓰지지 않는다

서재엔 그동안 읽은 책과 사서 읽지 못한 책들이 가득하다 아마도 족히 수천권은 넘지 싶다

책을 읽다가 밖으로 나와서 밤하늘을 처다본다 어떤 별은 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고

북두칠성은 조금씩 위치가 변화고 있음을 느낄수 있다

밤공기를 가슴 가득 넣고 부자의 마음으로 행복감에 젖어서 산이 가득 품고 있는 친구들의

소리를 듣는다

촟불을 켜고 향을 올리고 오늘 하루의 삶을 반성하고 명상을 한다

산은 그들이 인간세계에서 유해 조류. 동물이든지 아님 유익한 동.식물인든지 구분하지 않는다

그저 조건없고 구분없이 받아 들이고 함께 하면서도 그들만의 질서가 유지하고 있지 않는가?

아 내의식속에 가득찬 이 분별법은 무엇이란 말인가?

인간과 동.식물 인간과 인간 ....... 종교.환경. 빈.부...../

인간은 과연 분별심 없이 현실이란 것로부터 비교하지 않는 삶을 살수는 없는가?

저기 저산처럼 밤공기처럼 밤하늘의 별처럼 맑고 밝은 영혼으로 살고 싶은데 그렇게 살면 모자라고

어리버리한 삶이 된다 말인가 그래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가을겉이가 끝나가는 어느 주말쯤이면 좀 더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사진과 잡문을 쓰는데 편안하게

쓸수 있으리라

이밤도 풍경소리는 피곤에 지처가는 제의식을 깨우고, 멀리서 발정 난 고라니가 케엑 케엑 소리를

지르며 구애를 하고 있다

세속 안과 밖의 모든 생명들이 좀 더 사랑을 하고 좀 더 맑은 영혼을 살아가기를 기원해본다

인간의 밤 세속의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2011. 9. 25 토굴에서

'꿈꾸는세상(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비는 촉촉히 내리고  (15) 2011.09.29
안개낀 아침들녘을 달리며  (16) 2011.09.27
가을속으로  (20) 2011.09.21
한주를 시작하면서  (12) 2011.09.19
장자 죽음을 말하다... 그리고 휴식을 ㅋㅋ  (32) 2011.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