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있는풍경(자작시)

산사의 겨울 밤

백두도인 2019. 2. 18. 14:16

산사의 겨울 밤

 

                     - 無垢 -

계곡으로 흐르는 물이 얼어 붙고

시간마저 그 속에 결빙 된다.

빙벽의 퇴적속으로

목탁소리도 나무아미타불도

관세음보살의 자비도

공부인의 영혼마저

얼어 붙는 공(空)의 세계

 

칠부능선 토굴 마당으로 쏟아지는

우유빛 별빛도

검푸른 하현달 그림자도

얼어 붙는 색(色)의 세계

 

흰 눈 내리어 얼어서 녹아가고

결빙이 ‘탁(啄)녹아

공(空)과 색(色)의 세계가 부서질때

영혼마저 달 그림자를 지운다.

 

또 다른 세상을 여는

산사의 겨울밤에는

공부인의 영혼도

공(空)과 색(色)의 세계도

공성(空性)으로 잠못 이룬다.

 

20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