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있는풍경(자작시)
고드름
백두도인
2020. 2. 28. 10:17
고드름
-無垢-
화려함과 따스함이 식어버린
창백한 표정들
찬바람에 흔들리고 어둔 밤에 얼어 붙는다.
아스라한 유년의 기억 속
처마 끝에 아슬아슬 매달려
부푼 마음에 보고픔 키워가는 덩치는
언제나
그대를 향한 마음의 곡예였다.
시간은 긴 마음의 미로를 지나서
엷은 감청색 별빛으로 재생되고
차가우리만큼 따스함속에 연정의 세포들이
마음의 고드름을 녹인다.
그리움의 물결들이여
그대를 향한 가슴시림이여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떨어질지라도
봄을 향해 쌓고 쌓았던 시간의 퇴적층이
녹고 녹아서 개울물이 되어서라도
그대께 다다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