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도인 2014. 3. 5. 10:07

고드름

                                          -無垢-

 

화려함과 따스함이 식어버린

창백한 표정들

찬바람에 흔들리고 어둔 밤에 얼어 붙는다

아스라한 유년의 기억 속

처마 끝에 아슬아슬 매달려

부푼 마음에 보고픔 키워가는 덩치는

언제나

그대를 향한 마음의 곡예였다

 

시간은 긴 마음의 미로를 지나서

엷은 감청색 별빛으로 재생되고

차가우리 만큼 따스함속에 연정의 세포들이

마음의 고드름을 녹인다

그리움의 물결들이여

그대를 향한 고드름이여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떨어질지라도

봄을 향해 쌓고 쌓았던 시간의 퇴적층이

녹고 녹아서 개울물이 되어서라도

그대께 다다르리라.

 

2014. 3. 5